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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2.02 코코 (2017)
  2. 2018.01.14 신과함께 - 죄와 벌 (2017)
  3. 2015.09.14 앤트맨 (2015)
  4. 2015.07.01 트루먼 쇼 (1998)
  5. 2015.06.29 라이프 오브 파이 (2012)

코코 (2017)

영화 2018. 2. 2. 18:01





 

 

 

코코 (2017), 리 언크리치

 

 

 


 

단순히 멕시코에서 음악을 하고 싶어하는 소년의 성장기를 그리려는 의도를 내비치는 순간, 픽사는 우리를 저 멀리 아주 먼 세계, 그렇지만 우리와 늘 함께하는 세계, 그 곳에 우리를 데리고 간다. 순식간에 아름다운 장면들이 우리 눈을 훑고 지나간다. 그 곳도 그 곳의 생활이 있으며 그곳의 규칙들이 있다. 죽음의 세계라고 한다면 보통 슬픔의 무채색, 흑과 백의 세계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코코는 주황빛 꽃잎으로 이를 연결시켰으며 정말로 아름다운 세계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애니메이션이기에 가능한 표현이고 그렇기에 무거운 의미들을 가볍게 돌려 어린 이들에게 감정적 접근을 가능케 했다.

 

잊혀진다는 것은 슬프다.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지나간 사람들의 기억을 붙잡는 것은 때로는 또 다른 관계를 만들어나가기도 한다. 하지만 나의 경우, 대부분 필사적이지만 비참했다. 어쩔 수 없다 생각하더라도 가슴은 아프다. 내가 얼마나 별로인 사람인지 하루하루 알아갈수록, 내가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사람인지 깨달아 갈수록, 붙잡을 수 없고 붙잡을 수 없어져 간다.

 

죽어 올라간 그들에게는 이 기회마저 절박하다. 이 절박함을 애니메이션 코코는 애니메이션 특유의 가벼움과 경쾌함 속에 적당히 포개어 놓았다. 그래서 이들의 절박함을 느낄 때 그 아픔이 더 잘 전달되어 온다. 잊혀져가는 이들의 존재는 잊혀짐과 동시에 사라진다.

 

다만 이 애니메이션의 정교함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시각적인 미와 세련된 감정표현, 흥미로운 세계관은 좋은 부분이지만, 이들을 엮는 스토리는 투박한 편이다. 갈등의 원인을 음악으로 가져오면서 이야기를 전개함에 있어 이에 대한 인물들의 견지가 개연성없이 바뀐다. '가족'이라는 관계에 있어 음악이라는 갈등 요소가 오히려 개연성을 떨어뜨리는 편이다. 몰입도나 반전에 있어서도 아쉽고 산만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늘 한 걸음 씩 새로운 걸음을 내딛고 있고, 새로운 것들을 표현하고자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영상은 아름다우며 감정 표현은 세련되었다. '인사이드 아웃'에서 우리들의 잃어버린 동심을 잊지마라고 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떠나간 이들을 잊는 것은 잊혀지는 이들에게는 너무나도 절실하고 아픈 것임을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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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목이긴낙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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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 - 죄와 벌 (2017), 김용화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아니 죽음 그 뒤에 대해 늘 호기심을 가져왔다. 아무도 알 수 없기에. 그 시작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사람들은 죽음 뒤에 우리가 살아있을 때 했던 과거들을 정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의미에 대한 허무가 너무나도 무서웠던걸까. 사람들은 우리가 살아왔던 시간들이 결코 현재 이외에도 무의미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어한다. 그 생각들이 사회를 유지시키는 법과 질서의 근간이 되었나 싶기도 하다. 죽음 뒤가 무서워 이승에서도 함부로 살 수 없다는.


우리나라는 죽음에 대해서 다음 생을 위한 불연속점으로 바라봐왔던 것 같다. 물론 이 포인트에서 다음 연속된 곡선을 모두가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살아왔던 일들을 저승을 관장하는 염라대왕 앞에 서서의 최종재판을 통해 다음 생으로 환생할 자격을 받을 수 있는지 판결받는다.


이 영화가 이 과정을 재밌게 그려낼려고 했는지 아니면 이에 연관된 스토리로 다른 메시지를 주려했던건지는 알 수 없었다. 꽤나 고심한 흔적이 보이는 각 지옥의 연출은 재미있었고 그 지옥마다의 재판장인 대왕들의 모습도 재밌게 그려져있다.



지나간 슬픔에 새로운 눈물을 낭비하지마



다만 저승과 이승. 두 갈래 길을 편집하고 배치하는 데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 지나간 슬픔에는 새로운 눈물을 낭비하지 말아야 하지마는 그러기가 힘들었나보다. 영화는 짧았지만 담고 싶은 이야기는 많았던가. 앞서 감상을 작성한 적이 있는 영화 '덩케르크'가 생각난다. 각기 다른 세 이야기가 기가 막힌 편집과 어레인지를 통해 군더더기 없는 몰입도를 이끌어 낸 것에 반해 7개의 지옥을 모두 통과해야한다는 평면적일 수 밖에 없는 구성에 더하여 이승의 이야기까지 모두 펼치려다보니 영화의 임체감은 떨어졌고 지루해졌다.


저승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정말 잘 표현하였기 때문에 저승의 이야기와 차사들의 움직임에는 눈이 즐거웠지만 어레인지가 아쉬운 탓인지 이 마저도 몰입이 쉽진 않았고 인물들의 감정선도 그 개연성이 부족해보였다. 뒤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이나 긴박감을 이끌어낼 만한 장치도 보이지 않았다. 해야할 숙제들을 나열하여 하나씩 해결해나가 숙제를 다 한 것은 맞았지만 그러다 보니 각 요소들의 연결점을 잃었다. 좀 더 제작자의 영리함을 느끼고 싶었는데 말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감정적인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실패하지 않았다. 여러 이야기를 모두 끌여들인 과욕은 있지만서도 이를 감정적 공감의 극대화로 잘 마무리지었다는 느낌은 있다. 뭐 이 영화가 드라마인지 아닌지는 차치하고서 말이다.


'신과함께 - 죄와 벌'. 시작부터 속편의 제작이 결정되어 있는 영화이고 영화 중간중간, 말미에 많은 떡밥을 던져놓으면서 '아직 이만큼 더 보여줄거야!' 하는 무언가가 있긴하지만 과연 이 열정 혹은 욕심이 어떤 속편을 만들어낼지는 두고봐야할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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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목이긴낙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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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맨 (2015)

영화 2015. 9. 14. 20:37







앤트맨 (2015), 페이튼 리드



혹시 개미가 인간만큼 똑똑해진다면? 아니면 인간이 개미만큼 작아진다면?

어벤져스 2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백미는 누가 뭐래도 헐크 버스터와 헐크의 싸움이었을 것이다. 화려한 구도와 액션 그리고 한층 몸을 불린 두 거물들의 격돌은 어벤져스 2의 초반부를 거하게 장식하였다. 액션 블록버스터, 그리고 히어로물의 매력은 화려함, 그리고 웅장함에 있다. 그렇기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새로운 인물 앤트맨이 어떠한 화려한 능력과 웅장한 배경, 용모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기존의 마블 히어로들과는 다르게 앤트맨의 이름은 그의 작고 아기자기한 두가지 능력을 내포한다. 앤트맨은 개미처럼 작은 히어로인 특징과 동시에 개미들과 소통하며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두 가지 특징을 부각시키기 위해 마블 사는 위트 있는 요소들을 집어넣었고 그 요소들을 극대화하기에 감독의 위트 또한 부족하지 않았다. 화려함과 웅장함, 진지함 대신에 깜찍함과 유쾌함을 선택한 것이다. 영화 곳곳에 센스 넘치는 이런 유머 요소 덕분에 앤트맨의 능력과 매력은 오히려 배가 된다. 저마다 자신들의 대단하고 화려한 모습을 자랑하기 바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히어로들과 악당들 사이에서 굉장히 독특한 매력으로 입지를 구축한 것이다. 아주 매운 작은 고추보다도 스스로 더 작은 고추가 되기를 자청한 것이다. 마블 사와 감독의 영리함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해서 액션/블록버스터 측면의 요소가 반감된 것은 아니다 앤트맨의 능력과 스콧의 매력이 적절히 융화되는 모습을 잘 담았고 한층 작아진 스케일의 씬들은 신기하고 깜찍하면서도 멋들어진다. 진지함을 뺐다고 해서 그래픽 씬들의 완성도마저 뺀 것이 아니라 그것은 그대로 두고 아주 작은 스케일이어야하는 특성상 진지함 대신에 위트를 선택하였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인물들의 감정과 행동의 동기의 측면에서 개연성이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고 이야기의 전개가 뻔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호프 그리고 스콧, 핌 등의 인물들의 내적 갈등이나 데런의 열등감 등이 너무 평면적으로 그려져 있어 아쉬웠다.

앤트맨이라는 히어로의 특징을 여러모로 부각시킨 극 중의 다양한 연출 요소들, 앤트맨이라는 새로운 히어로를 마블이 어떻게 사용할 지 궁금하게 만든, 그리고 제작진의 센스에 놀라고 몰입하고 웃을 수 있었던 좋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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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목이긴낙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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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 쇼 (1998)

영화 2015. 7. 1. 00:02






트루먼 쇼 (1998), 피터 위어




꿈 속에서 다시 꿈을 꾼다던가 (영화 인셉션이 개봉하기 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상상했을 것이다.)

지금 이 세계에 내가 갇혀있는게 아닐까 라던가



어렸을 때 누군가는 상상해봄직한 당연한 일들이다.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을 보면서 '에이 짜고 하는 거구만, 저게 무슨 리얼이야' 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 또한 '그럼 진짜 리얼 예능은?' 이라는 질문 끝에는 이 영화를 상상할 것이다.


이러한 영화의 컨셉과 현실적인 상상력을 영상화 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실제 같지만 조작된 세트장인 마을, 모든 사람이 실제처럼 연기하는 것처럼 연기를 하는 것과 연출된 것처럼 연출하는것. 즉 트루면 쇼를 찍는 것을 찍는다는 이러한 이중적인 촬영 상황을 감독이 어떻게 조율하나에 따라서 관객의 몰입도는 천차 만별일 것이다.

감독의 군더더기 없고 과감한 편집 능력이 이 모든 것을 살려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말로 편집이 깔끔하다. 


영화의 내용이나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것들은 굳이 적으려고 하지 않겠다. 오히려 이러한 영화일 수록 가볍게 보는 편이 가슴 속에 깊이 남는 법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줄거리는 매우 단순하며 연출들은 진지하기 보다는 귀엽다.


파이 이야기라는 얀 마텔의 소설의 처음에서도 나온다. 과연 동물들이 야생에서가 동물원에서 보다 더 행복할까. 그들이 겪는 피튀기는 생존경쟁과 자유가 보장되는 안락하고 안정된 삶과 맞바꿀 만큼 좋은 것인가 라는 말이다. 영화에서 크리스토퍼의 말처럼 조작되지 않은 진짜 세계 (real world)는 썩었고 거짓들로 가득 차있다. 다만 그 거짓과 썩은 것들이 있기에 오히려 더 아름답고 감사한 일들이 진짜 세계에는 더욱 빛난다고 생각한다. 영화 초반부에 트루면 쇼는 진짜 삶(real life), 축복받은 삶(blessed life)라고 한다. 과연 개인의 일거수 일투족이 철저히 조작되고 정해진 둘레에 갇혀 사는 삶이 진짜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트루면 쇼에서는 배우들과 트루먼 둘 사이 외에는 누구도 서로를 속일 필요가 없고 나쁜 일들이나 지나친 생존경쟁은 더더욱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그것이 만약 진짜 삶인가 는 생각해 볼 일이다. 여기서도 트루먼이 현실세계에 나가서 더욱 행복해질 것이라고 내가 감히 단언할 수 없는 이유는 그건 누구도 모르기 때문이다. 동물들이 동물원에서 오히려 더 행복하고 안락한 삶을 살았을 수도 있지 않는가...


현실적으로 쉽게 상상할 수 있지만 그것을 이렇게 완벽하게 영상화 할 수는 없다고 할 만큼 이 영화는 잘 만들어 진 것같다. 우리가 사는 지구에서 이러한 실험은 당연히 일어날 수 없을 것을 알기에 이 영화가 더욱 재밋고 소중하다. 그리고 주위의 사람들과 눈치도 보고 말다툼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하고 서먹해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는 이러한 일들이 만들어진 '가짜'가 아님이 얼마나 감사한가..


혹시 모른다 주변을 의심해 보아라. 주변의 모든 환경이 '가짜' 일지도?!


p.s) 이 영화의 명장면은 다른 장면도 아닌 배가 '세계의 끝'에 콱~ 박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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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목이긴낙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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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오브 파이 (2012), 이안(Ang Lee)




동명의 소설 원작의 기가 막힌 수작.

얼마전에 원작 소설을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었기 때문에 오히려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안나 카레리나' 가 소설에 비해 영화가 영 실망스러웠고 그보다 라이프 오브 파이는 상상력을 더욱 자극하는 소설이므로 어떻게 이러한 상상력을 영상화 했을지에 대한 기대보다는, 얼마나 잘 했나 한 번 보자 라는 걱정이 앞섰다.


영화는 내 기대를 200프로 충족시켜주었다. 배우들의 케스팅, 연기 모두 내 상상 그대로(그 이상을)를 영상화 하였고, 영화의 오프닝 부터 엔딩까지 말그대로 관객을 압도하는 영상미를 자랑한다.


폰디체리에서의 삶, 침몰, 해파리와 고래 씬 그리고 이 영화의 백미인 미어캣섬까지 어느 하나 빠짐없이 매우 뛰어난 색감과 수수하게 뽑내는 화면 연출, 깔끔한 편집까지 그 어느 것 하나 치우치지 않고 넘치지도 않게 영화를 채워놓았다.



그리 길지 않은 소설이기에 스킵은 납득할만한 수준이었다.


재밌는 소설을 써준 얀 마텔
이를 빼어나게 영상화 해준 이안.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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