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함께 - 죄와 벌 (2017), 김용화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아니 죽음 그 뒤에 대해 늘 호기심을 가져왔다. 아무도 알 수 없기에. 그 시작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사람들은 죽음 뒤에 우리가 살아있을 때 했던 과거들을 정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의미에 대한 허무가 너무나도 무서웠던걸까. 사람들은 우리가 살아왔던 시간들이 결코 현재 이외에도 무의미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어한다. 그 생각들이 사회를 유지시키는 법과 질서의 근간이 되었나 싶기도 하다. 죽음 뒤가 무서워 이승에서도 함부로 살 수 없다는.


우리나라는 죽음에 대해서 다음 생을 위한 불연속점으로 바라봐왔던 것 같다. 물론 이 포인트에서 다음 연속된 곡선을 모두가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살아왔던 일들을 저승을 관장하는 염라대왕 앞에 서서의 최종재판을 통해 다음 생으로 환생할 자격을 받을 수 있는지 판결받는다.


이 영화가 이 과정을 재밌게 그려낼려고 했는지 아니면 이에 연관된 스토리로 다른 메시지를 주려했던건지는 알 수 없었다. 꽤나 고심한 흔적이 보이는 각 지옥의 연출은 재미있었고 그 지옥마다의 재판장인 대왕들의 모습도 재밌게 그려져있다.



지나간 슬픔에 새로운 눈물을 낭비하지마



다만 저승과 이승. 두 갈래 길을 편집하고 배치하는 데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 지나간 슬픔에는 새로운 눈물을 낭비하지 말아야 하지마는 그러기가 힘들었나보다. 영화는 짧았지만 담고 싶은 이야기는 많았던가. 앞서 감상을 작성한 적이 있는 영화 '덩케르크'가 생각난다. 각기 다른 세 이야기가 기가 막힌 편집과 어레인지를 통해 군더더기 없는 몰입도를 이끌어 낸 것에 반해 7개의 지옥을 모두 통과해야한다는 평면적일 수 밖에 없는 구성에 더하여 이승의 이야기까지 모두 펼치려다보니 영화의 임체감은 떨어졌고 지루해졌다.


저승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정말 잘 표현하였기 때문에 저승의 이야기와 차사들의 움직임에는 눈이 즐거웠지만 어레인지가 아쉬운 탓인지 이 마저도 몰입이 쉽진 않았고 인물들의 감정선도 그 개연성이 부족해보였다. 뒤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이나 긴박감을 이끌어낼 만한 장치도 보이지 않았다. 해야할 숙제들을 나열하여 하나씩 해결해나가 숙제를 다 한 것은 맞았지만 그러다 보니 각 요소들의 연결점을 잃었다. 좀 더 제작자의 영리함을 느끼고 싶었는데 말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감정적인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실패하지 않았다. 여러 이야기를 모두 끌여들인 과욕은 있지만서도 이를 감정적 공감의 극대화로 잘 마무리지었다는 느낌은 있다. 뭐 이 영화가 드라마인지 아닌지는 차치하고서 말이다.


'신과함께 - 죄와 벌'. 시작부터 속편의 제작이 결정되어 있는 영화이고 영화 중간중간, 말미에 많은 떡밥을 던져놓으면서 '아직 이만큼 더 보여줄거야!' 하는 무언가가 있긴하지만 과연 이 열정 혹은 욕심이 어떤 속편을 만들어낼지는 두고봐야할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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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목이긴낙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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