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파클라스 15년 TWE (2021)

도수 57.1도,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

- 독병은 아니고, 더위스키익스체인지 익스클루시브 증류소 병입 바틀. cs는 아니고 아마 물을 타서 영국 100프루프(57.1도)로 맞추지 않았나 싶고 15년 숙성에 캐스크는 불명(위베는 sherry casks라고만 적혀 있음)이다. 아마 퍼필+리필 셰리 쓰까가 아닐까 싶다.

- 산뜻하고 가벼운 발효된 포도향과 시트러스. 처음 막 오픈했을 때는 이국적이고 느끼한 스파이스가 강해 좀 별로였는데, 시간이 지나니 비교적 차분하고 화사해졌다. 눅진하거나 쿰쿰한 셰리랑은 거리가 멀고 과하지 않아 향을 계속 즐길 수 있다. 두면 둘수록 달콤한 자두향이 싹 올라온다. 파클 105가 너티하고 약간의 고무같은 거친 향이 있었던 것에 비해 차분하고 밸런스 잡힌 향을 보인다.

- 맛도 숙성년수 만큼의 짬은 보여줄 만큼의 차분한 맛들을 보인다. 드라이한 단맛, 발효된 포도의 쿰쿰함, 향신료 그리고 마지막에 쌉싸름한 밀크 초콜릿. 캐릭터나 결이 아브나흐와 닮아있다. 물론 그보다는 좀 더 차분하고 덜 거친, 좀 더 숙성시킨 아브나흐 같다. 향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맛도 마셔 갈수록 자두맛 사탕 맛이 싸악 돈다.

- 최근 셰리 범벅이 된 셰리밤 바틀들로 인해 피트가 없는 와인캐 스카치에 약간 피곤해진 상태였는데, 이 놈은 차분하고 얌전하게 느껴져서 더 좋게 마시고 있는 듯 하다. 15년 찍혀 있어봐야 고숙성도 아니고 NAS랑 뭔 차이가 있겠어 라는 생각이 먼저였는데, 뇌이징일 수 있지만 숙성년수는 무시를 못하는가보다. 와인캐는 퍼필만 쓰기 보다 리필을 좀 쓰까는게 내 입맛에 더 맞는 거 같다. 입맛이야 언제 또 바낄지 모르는 거긴 하지만.

Posted by 목이긴낙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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