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2018), 밥 퍼시케티 외


 



 

 

'마일스 모랄레스' 스파이더맨 애니메이션. 주인공은 평범함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었지만, 엘리트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어 다시금 평범함으로 돌아가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한 소년이다. 안식은 가족이 아닌 삼촌에게 있었고, 삼촌은 마일스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공감해주었다. 삼촌의 이해와 사랑 밖의 세상에서 주인공은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 하였고, 자신이 '다름'으로 인해서 평범한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였다.


평범은 감사한 존재이다. 그 자체로도 아무에게나 눈에 띄지 않을 권리를 습득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평범은 개인의 고독을 지워줄 소중한 동료들을 이따금씩 만들어준다. 너도 나도 평범한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고독을 서로의 존재로 보듬어가면서 살아갈 수 있다. 주인공도 평범의 소중함을 알기에 자신의 능력을 부정하며, 비범한 능력 뒤에 있을 자기희생을 감내하고 싶지 않아 한다. 어느 히어로에게나 있을 능력이라는 우연적인 축복은 그에게 있어 우발적인 저주였다.

 


나 뿐만 아니라 모두들 자신의 마스크(영웅)를 가지고 살아간다



세계관의 중심은 다차원 평행 우주이다. 다른 차원 세상에서도 피터 파커와 같은 영웅들이 서로 다른 공간, 다른 시대에서 활약 중이었다. 이 영웅들은 자신의 세상이 유일하다고 믿었고, 그렇기에 자신의 유일성과 비범함에 대하여 고독감을 느꼈다. 다른 세계의 '피터 파커'의 위트있는 말들 사이에는, 그리고 그의 삶과 몸매에는 매너리즘이 있었고, 순순히 이 매너리즘을 지키고 살아가야하는 고독한 존재로서의 영웅들이 표현되어 있다.



나같은 사람은 나혼자인줄 알았는데 너 나랑 비슷하구나


 

사실 우리 모두가 세상을 독립된 존재로 홀로 싸워나가는, 모두가 저마다의 스토리에서 행복과 상실을 지나쳐가는 작은 히어로들이다. 그리고 이 히어로들은 때로 고독과 외로움에 빠져 더욱 더 침잠해 갈 때가 있다. 챗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에서 매너리즘을 느끼, 세상에 내가 존재하는 의의를 홀로 쫓아가야하기에 고독과 맞닿아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영화는 히어로란 이런 것만이 아니라는, 세상에 너 혼자가 아니라는, 유일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함께 걸어가는 소중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세상의 모든 히어로들에게 위로를 준다.

 

영상은 참신하며 멋지다. 참신함이라는 것은 생소함을 수반하게 된다. 그 덕분에 영화의 영상은 감명 깊지만 어느정도 비직관적이며, 산만하기도 하다. 형식은 참신하지만, 전개와 반전은 급작스럽고 개연성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영화의 중심을 관통하는 팬시한 분위기, 멋들어지는 음악, 그리고 서로 다른 차원의 히어로들을 통해 제작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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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목이긴낙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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