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1952) , 어니스트 헤밍웨이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1954년 노벨상을 받는 데에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던 그의 대표작. 길지도 않을 뿐더러 오히려 짧은 편에 속하고 문체 또한 담담하며 간결하다. 하지만 그 안의 그의 강력한 의지와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
-소설 中
책을 읽고 있을 때와 처음 읽고 났을 때의 느낌은 한마디로 '노인의 미련함' 이나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비극적 결말' 이었다. 굳이 다른 고기가 많음에도, 다른 기회가 많음에도, 그리고 그 집착에 필요한 기회비용이 집착을 뛰어넘고 있음에도 오직 '그' 큰 청새치에만 집착하는 노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노인이 여간 미련해보이고 한심해보였던 게 아니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그는 마을 사람들의 무시와 자신을 늘 따랐던 소년을 어쩔 수 없이 떠나 보내야했음에 마음이 무너져갔다. 그는 장장 84일 그 곳에 바다와 단 둘이 있었다. 그는 노쇠해갔다. 그렇기에 그것은 노인의 미련한 탐욕이 아니라 노인의 자존감과 자존심의 문제였다. 자신의 노쇠함을 뼈저리게 통감하는, 그렇기에 더 더욱 자신의 노쇠함에게 지고 싶어하지 않는 노인의 숭고함이 담겨 있었던 것이라고 느껴졌다. 얕은 장사꾼의 눈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고귀함이다.
"그놈들한테 내가 졌어. 마놀린. 놈들한테 내가 완전히 지고 만거야." 노인이 말했다.
"할아버지가 고기에게 지신게 아니에요. 고기한테 지신 게 아니라고요."
"그렇지. 정말 그래. 내가 진 건 그 뒤였어."
-소설 中
노인의 자존심은 미련하지 않았다. 그는 자기 자신을 올바로 알기를 포기하고 외면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누구보다도 철저하게 인식한 것이다.
솔직하고 담담한 문체, 그리고 뛰어난 노인의 신체적, 정신적 상태에 대한 묘사 방법, 헤밍웨이에 대한 이 소설의 자전적인 요소 등, 이 소설은 아주 짧지만 강렬한 인상과 깊은 여운을 남긴다. 바다와 노인과의 처절한 투쟁과 대화는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는 노쇠한 노인이지만 항상 사자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 폭력과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현실 세계에서 선한 싸움을 벌이는 모든 개인에 대한 자연스러운 존경심 "
" a natural admiration for every individual who fights the good fight in a world of reality overshadowed by violence and death "
-노벨 문학상 선정 위원회의 '노인과 바다'에 대한 코멘트
'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픽션들 (1941-1956) (0) | 2015.08.13 |
---|---|
어린 왕자 (1943) (0) | 2015.08.12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885) (0) | 2015.08.09 |
긍정의 배신 (2009) (0) | 2015.08.08 |
데미안 (1919) (0) | 2015.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