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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1925)

도서 2015. 7. 18. 23:32






위대한 개츠비(1925), 스콧. F. 피츠제럴드




길지 않지만 어떻게 정말 재밌었던 소설이었다. 인물들의 매력, 저자의 능수능란한 템포조절과 화면전환, 어느 문장 하나 버릴 것없는 아름다운 문장들까지.

그의 콧구멍이 흥미롭다는 듯이 내게로 방향을 돌렸다. "당신, 사업 연줄을 찾고 있는 걸로 아는데."
 '사업'과 '연줄'이라는 두 단어가 나란히 언급되자 나는 깜짝 놀랐다.
                                                              - 소설 中

닉 캐러웨이는 글의 서술자로 부유층의 허세와 가식에 일종의 무의식적인 혐오감을 가지는 인물으로 나온다. 이러한 내면의 생각은 개츠비의 저택에서의 파티로 구체화되는데 이는 아주 멋지고 효율적인 극중 장치이다. 스스로 정직하다고 할 정도로 덕목들을 소중히 여기고 지키는 서술자이다보니 이런 인물의 속내를 들여다 보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평범함을 간절히 원하는 인물로 어느 사건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려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개츠비의 죽음은 그가 소설 초반에 그를 '위대하다'라고 까지한(반어적 뉘앙스가 없진 않지만) 인물에 대한 애정을 여지없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장치가 된다. 물론 개츠비의 이야기가 주이지만 이 소설의 재미의 대부분은 닉이라는 인물에서 나오지 않나 라는 생각까지 들면서 피츠제럴드의 천재성을 여지없이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모든 것이 거짓으로 가득찬 인물 개츠비는 그 거짓들이 오직 단 한 번의 '사랑'을 위한 것이었다. 어찌보면 순수한 개츠비는 위대했다고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사랑에는 특히 첫사랑에는 꼭 그사람이 아니면 안된다는. 주변에 어떤 좋은 사람이 있더라도 그 사람이 아니면 안된다는, 그렇기에 늘 그사람을 그리워하고 잊지 못하는 그러한 무언가가 있는거 같다고 느꼈다. 아직 첫사랑을 하지도 못한, 아마 언젠가도 할 수 없을거같은 나 자신은 그것을 이해하고 공감하지 못하겠다.


투박한 활기
아무것도 아닌 무(無)를 쫓아 지름길이라며 우르르 몰려다니는 사람들의 너무나도 허황된 운명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러한 단순성
                                                                 -소설 中


메시지는 소설 곳곳에 있다. 특히 자본가(과거 유럽의 귀족들까지도 비난하는)들의 의미없고 끊임없는 사치가 자본주의에 흔들리는 현대인의 존재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든다. 소설 속의 대비나 닉의 서술 덕분에 메시지는 여과없이 증폭되어 전해진다.

'그렇게 우리는 물결을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 속으로 밀려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뭐 좀 유치하지만 어떤가. 비극으로써는 꽤나 멋진 끝맺음이 아닐까 싶다. 문장을 멋드러지게 쓰는 능력은 아주 부러운 재능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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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목이긴낙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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